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은 사순절의 첫 날입니다. 이 날에는 이마에 십자가 모양으로 재를 바르는 의식(imposition of ashes)을 합니다. 종종 성경에서 재를 바르는 것은 회개를 의미합니다. 욥은 “티끌과 잿더미 가운데 회개(욥42:6)”한다고 고백합니다. 다니엘 역시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재를 무릅쓰고 하나님께 기도”(단9:3)하였습니다. 재를 뒤집어쓰는 것은 자신의 죄로 인하여 비참해진 것을 회개한다는 의미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사순절을 맞이하는 성도들은 먼저 회개의 심정으로 나가야 합니다. 종교개혁을 했던 마르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의 첫 조항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회개하라(마4:17)고 하셨을 때, 이것은 신자의 전 생애가 회개가 되어야 함을 말씀하신 것이다”입니다. 참된 신앙의 중심에는 회개가 자리합니다.
재(ash)는 회개를 상징하는 것 뿐 아니라 인간의 본질을 설명합니다. 인류의 조상인 아담의 이름은 “재, 티끌”을 뜻합니다.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께 의존하는 존재임을 나타냅니다. 타락이후, 인간은 모두 죽음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티끌같은 존재가 다시 흙으로 돌아갈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재의 수요일의 재를 바르는 의식을 행할 때, 집례자는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창3:19)”라고 선언합니다. 이것은 인간 실존 자체가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존해야 함을 상기시킵니다.
재의 수요일을 지나면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공로를 의지하며 회개의 삶이 시작되기를 축원합니다. 또한 하나님을 의지할 때만 참된 인생의 목적을 찾을 수 있음을 기억하며, 날마다 하나님을 가까이 하는 신자들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